은행 문이 열리는 시간이 바뀔 전망이다.
금융권 노사가 은행 점포의 영업 시작 시간을 지금보다 30분 늦추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합의안이 최종 확정되면 2027년 4월부터 기존 오전 9시였던 은행 개점 시간이 오전 9시 30분으로 변경된다.
문을 닫는 시간은 오후 4시 그대로다.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하루 창구 이용 가능 시간이 기존 7시간에서 6시간 30분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번 합의에는 은행 영업시간뿐 아니라 총액임금 3.0% 인상과 자율출근제, 육아휴직 확대 등 금융권 근무제도 변화도 함께 담겼다.
은행 영업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4시로
현재 일반적인 은행 점포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금융권 노사가 잠정 합의한 내용대로 시행되면 2027년 4월부터 개점 시간이 오전 9시 30분으로 늦춰진다.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한다.
기존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7시간 동안 창구 이용이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30분으로 줄어든다.
오후 영업시간을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아침에 문을 여는 시간을 30분 늦추는 것이 이번 변화의 핵심이다.
2009년 이후 이어진 오전 9시 개점
은행의 오전 9시 개점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았던 것은 아니다.
과거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였다. 금융권 노사는 2009년 영업시간을 앞당기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 당시 한시적으로 영업시간이 단축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은행에서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영업했고,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된 뒤 다시 오전 9시~오후 4시 체제로 돌아왔다.
이번 잠정 합의가 최종 확정되면 오전 9시 개점이라는 틀이 다시 한번 바뀌게 된다.
왜 오전 9시가 아니라 9시 30분일까
이번 영업시간 변경은 은행 직원들의 실제 근무시간 문제와 연결돼 있다.
은행이 오전 9시에 고객을 받으려면 직원은 그보다 먼저 출근해야 한다.
창구를 열기 전 전산과 현금, 각종 업무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노사는 이런 현실을 고려해 오전 개점 시간을 30분 늦추는 방안을 협상해 왔다.
흥미로운 부분은 오후 4시 폐점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이다.
결국 직원 근무시간 조정의 일부를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오전 창구시간에서 확보하는 구조다.
고객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모바일뱅킹이 보편화되면서 단순 송금이나 계좌 조회를 위해 은행을 방문하는 일은 크게 줄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점포가 필요 없어진 것은 아니다.
대출 상담이나 고액 현금 거래, 각종 증명서 발급, 금융상품 상담처럼 직접 직원을 만나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출근 전에 은행을 찾거나 오전 9시 개점에 맞춰 업무를 처리했던 고객에게는 30분 차이가 체감될 수 있다.
반대로 오후 4시 폐점은 유지되기 때문에 오후에 은행을 이용하던 고객에게는 직접적인 시간 변화가 없다.
특화점포처럼 일반 영업점과 다른 시간으로 운영되는 지점도 있기 때문에 실제 이용할 때는 해당 은행과 지점의 영업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임금은 3.0% 인상 잠정 합의
은행 영업시간만 바뀌는 것은 아니다.
금융권 노사는 올해 총액임금을 3.0% 인상하는 데도 잠정 합의했다.
올해 산별중앙교섭은 약 5개월 동안 이어졌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는 등 갈등도 있었다.
결국 임금 3.0% 인상과 영업시간 30분 단축 등을 포함하는 합의안이 마련되면서 9월 30일 예정됐던 2차 총파업도 철회됐다.
자율출근제와 육아휴직 확대도 포함
이번 협상은 임금과 은행 영업시간만 다룬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일주일에 1시간 범위에서 출근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자율출근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루 기준으로는 최대 30분까지 출근시간을 늦출 수 있는 방식이다.
육아 관련 제도도 확대된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자녀의 연령 범위를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고,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직원의 근무시간 조정제도도 연장하기로 했다.
금요일에는 고객 업무를 마감하는 이른바 ‘라스트콜’ 제도를 도입하고 이에 따른 보상휴가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결국 이번 교섭의 방향은 임금 인상과 함께 금융권의 근무시간과 일하는 방식을 조정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점포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은행 영업시간 단축을 단순히 직원들의 출퇴근 문제로만 보면 최근 금융산업의 변화를 놓칠 수 있다.
은행 업무 상당 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했다.
송금, 예·적금 가입, 대출 신청부터 일부 투자상품 가입까지 앱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 점포의 역할도 과거와 달라졌다.
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단순 입출금 창구보다 대출·자산관리·기업금융처럼 상담이 필요한 업무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30분 단축 역시 이런 비대면 금융 확대 속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와 직접 지점을 찾아야 하는 업무를 구분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2027년 4월부터 바로 적용될까
현재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번 내용이 ‘잠정 합의’라는 점이다.
금융권 노사가 9월 28일 산별중앙교섭에서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현재 알려진 계획대로 최종 확정되면 2027년 4월부터 은행 점포 개점시간이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 30분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은행 영업시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은행을 이용할 때는 각 지점의 기존 영업시간을 확인하면 된다.
최종 합의와 실제 시행이 이뤄질 경우 2027년 4월부터는 오전 시간대에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체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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